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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category 일상이야기 7년 전
나는 86학번이다(1986)
나는 극우였다.
청춘이 흥에겨워
해병대에 자원 입대하고
군에서 인생을 배워 갈 즈음

운동권 이라고 불리는
내 전우들이 강제 징집으로 줄줄이 입대 했다

나는 주사파를 싫어했다
곧 다가올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자본주의 향락 잔치라고 외치는 그들을 용서 할 수 없었다.
배고픔을 모르고 슬하에서 곱게 자라서
철모르는 그들이 미웠다!
나는 들에나가 논메고 밭갈고
지쳐서, 지쳐서 잠들어 갈 즈음
힘든 현실이 그냥 꿈이기를 기도 했었다!
차라리 군대에 들어가서 공산당 하나라도 더 죽이고 싶어서, 주사파 새끼들 미워서 다 죽이고 싶어서.. 내 분노에 스스로 미쳐버리고 있었다!

나보다 나이 많은 고문관 하나가 강제 입대했다.
해병대에 가서 고생하라며 버려진~
자원입대한 나보다 더 불쌍한 징집!

내가 군대에 적응 할 즈음
전두환이 백담사 유배간다는 뉴스를 보고 지키지 못했음을 스스로 통곡 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다행이다!
나라가 망할뻔한 그때 신앙과도 같은 전두환이 쓰레기 임을 다시 일깨워준 투사들이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었으니!!

오늘 우리가 자랑스런 이유는
나름 자신의 소명에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삐걱거리면서도
최악의 민족상잔 비극 속에서도
그리움과 증오가 범벅이되어 싸워온 세월이 훌쩍 지나서
세계속의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아픈만큼 성숙했고
천고의 세월을 참고 또 참아서
영광스런 대한민국
후손에게 겸손히 물려주고
그들이 누리고 즐거워 한 다음
우리가 더욱 더 영광과 축복과 사랑과 정이 넘치는 단군의 자손 번영을 기원한다.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힘들 수 있었는데 즐겁게 이겨내었다고!!
그때 우리 살아 있음을 위해 건배하자!ㅡ